사랑의 기쁨 2012. 6. 13. 13:31

찬미예수님!

만남 속으로


이제민 지음

하느님을 만나게 해준 땅

들판
새벽녘 초원에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는 밤새도록 대지의 기 운을 받아 들판을 촉촉하게 적시고 세상을 신비하게 만든다. 들판 저쪽에 아직도 단잠에 빠져 있을 집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몽롱한 가로등 불빛 사이로 간간이 자동차의 먼 불빛이 섞여들며 들판의 신비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새벽을 깨우며 하늘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태초의 소리인양 영혼을 깨우며 낙원으로 안내한다. 태초의 신비를 연상시키는 풍경 속에서 아직 잠들어 있을 사람 들, 혹은 일어나 움직이는 저 사람들은 자기가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자기가 풍경을 신비롭게 장식하는 그림의 일부라는 것을 알까? 불안할 때, 마음이 괴롭고 힘들 때, 세상에 실망하고 평정심을 잃을 때 자기의 사는 모습을 멀리서 새 벽안개를 뚫고 바라보듯 할 수 있다면 다시 태초의 평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느님의 나라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내려다 볼 때도 그렇게 신비로울 것이다. 비록 아옹다옹 다투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입 으며 살고 있지만 하느님 편에서 바라본다면 세상 어디든 경이롭 고 아름다운 낙원 아닌 곳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태초부터 하느님 곁에 계신 예수님께서는 선포하셨을 것 이다. 안개가 자욱한 이 들판에 이미 천국이 와 있다고 따로 천국 을 찾아 저 멀리 하늘로 또는 죽음 이후로 떠나려는 사람은 마음을 돌려 지금 여기서 이미 와 있는 천국을 체험하라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의 들판에서 천국을 살지 못하는 사람이 죽어서 갈 천 국은 없다고 천국은 세상을 떠나고자 하는 마음을 죽일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나라라고. 그런 의미에서 천국은 죽어서야 갈 수 있 는 나라라고. 가끔씩 자기가 살고 있는 세계를 새벽안개 가득한 들판을 바라 보듯 바라보라.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세상과 나를 창조하실 때에 먼저 온 세상을 안개로 덮어 신비롭게 만드셨을지도 모른다. 당신 의 입김을 느낄 수 있는 곳, 내가 생명으로 태어난 곳이다. "그런데 땅에서 안개가 솟아올라 땅거죽을 모두 적셨다. 그때에 주 하느님 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 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 2,6-7). 하느님께서는 강이 흘러 촉촉이 대지를 적시고 탐스럽고 먹기에 좋은 온갖 나무들이 자라는 에덴이라는 곳에 동산을 꾸미시어 사람을 데려다가 살게 하셨다.(창세 2,8-9)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