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07. 곡식을 훔친 여인을 변호하시는 주님

사랑의 기쁨 2013. 3. 7. 20:23

 

 

 

 

 

07. 곡식을 훔친 여인을 변호하시는 주님 


(나:예수 그리스도)

 

오후 늦게 우리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웃 마을의 시장에 가기로 했다.

우리가 시장에 도착했을때 소란스런 다툼이 벌어지고 있었다. 두 남자가 한 늙은 여자들 중간에 놓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 여자는 도둑이오. 돈도 지불하지 않고 내 물건을 훔쳤단 말이오."

한 남자가 소리를 지르자 다른 남자도 같이 소리를 치면서 거들었다.


"이 여자가 훔치는 걸 내가 보았소. 내가 똑똑히 보았다니까요."
"이 늙은이를 재판받게 해야 돼. 이 여자는 벌을 받아야 마땅해."

하고 첫번째 남자가 외치자 모여 있던 군중들도 "도둑년, 도둑년!" 이라고 소리 질렀다.

 

그 불쌍한 늙은 여자는 몹시 야위고 약해 보였는데. 공포에 질려 주위를 둘러보며 애원했다. "너그럽게 봐 주십시오. 이 늙은이를 불쌍하게 봐 주십시오."

나는 다가가서 두 남자가 붙잡고 있던 그 여자의 팔을 풀어 주었다.


" 뭣 하는 짓이오.? 이 여자는 도둑이란 말입니다. 내 물건을 훔쳤다고요.!"

한 남자가 내게 대들었다.


" 이 여자가 훔친 것이 그렇게 귀한 물건이오?"


" 내 곡식을 훔쳤어요. 반 쉐클은 족히 될 겁니다."

 

"유다야, 이 사람에게 곡식 값으로 한 쉐클을 지불해 주어라."

유다는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지만, 주머니에 손을 넣어 쉐클 하나를 꺼내서 그 남자에게 주었다. 돈을 받고서도 그 남자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여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렇지만 저 여자는 도둑질을 했단 말이예요. 죄를 범했다고요!"

"아주머니, 왜 곡식을 훔쳤어요?" 내가 조용하게 물었다.

"먹을 것이 없어서 훔쳤읍니다. 선생님 작년에 제 아들이 죽어서, 저를 부양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선생님 앞에 있는 여기 이 형제들 한테 도와 달라고 애걸했지만 모두 거절했어요. 세리가 제 집을 차압해 가버렸고, 이웃 사람들은 제 가축을 빼앗아 가버렸어요. 아무 것도 제게는 남은 게 없읍니다.

더구나 저는 기도하고 사랑밖에는 하느님께 바칠게 없기 때문에 사제들은 제가 성전에 발도 못들여 놓게 해요." 그 여인은 내 발치에 엎드려 울면서 말했다.

 

"선생님, 제 아들이 죽고 난 후로 저를 친절하게 대해 주시는 분은 선생님이 처음입니다."

여인의 말을 듣고 창피했던지 눈을 내리뜬 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나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여기서 분명한 사실을 말합니다. 여러분 중에 어느 누구 한 사람도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명하신 대로 살지 않았읍니다. 여기 어느 누구도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계명을 지키며 살지 않았읍니다.

자신이 남한테서 받고 싶은 자비와 친절과 용서를 남에게 베풀어 줄 줄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이 곳에 없었읍니다. 사제와 원로들이, 그들의 자매이며 하느님의 딸인 이 여인을 그렇게 취급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입니다. 사제와 원로들은 자신만을 생각하면서, 자기 재산과 명예만 생각하고 있읍니다.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그들을 도와 주어야 할 사람들로부터 오히려 천대를 받고 있읍니다.

그러니 언젠가는 하느님께서 머무르실 참된 새 교회가 일어날 수 밖에 없읍니다. 여러분은 모두 부끄러운 줄을 아십시오."

 

그렇게 말한 후 침묵을 지키며 서 있는 사람들을 남겨 두고 그 자리를 떠났다.

제자들에게는 그 노인을 유다에 있는 엘리사벳에게 데리고 가도록 했다.

엘리사벳은 친어머니처럼 그 여인을 보살펴 줄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