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의 추억
어렸을 때의 추억
어린시절 충북 보은읍에서 자랐다. 내 주위에는 또래친구들과 형들이 있었다.
세탁소 하는 집, 물건을 파는 상점, 찐빵 집, 식당, 쌀가게, 하숙집, 제재소, 모터수리하는 집, 사진관등이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 밤늦도록 잘 뛰어 놀았다. 아침에는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조기축구하기 위해 나가기도 했다. 겨울이면 동네친구들과 형들과 함께 둑방의 냇가에서 얼음배를 타기도 했다. 연날리기하며, 딱지치기, 계급장 따먹기, 땅 따먹기, 비석 맞추기, 말타기, 숨박꼭질등 재미나게 놀았다. 또 모래장난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하루가 꽤 길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만화 가게에서 만화를 볼 때면, 독일병사가 나오는 이근철 글. 그림을 즐겨본 기억으로 새롭다.
아마 보름전날 밤에는 밥을 얻어 먹었거나, 분유를 훔쳐먹은 기억을 한다. 분유를 훔치다가 주인에게 들켜서 쏜살같이 달아났던 것 같다.
논에서 야구도 했고, 미꾸라지를 잡기도 했다. 초등학교 2~3학년때 보은에서 속리산을 향하여 걸어갔던 기억을 하고 있다. 끝까지 다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겁 없이 말티고개라는 내리막길에서 앞에서 달려오는 직행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네 형 자전거 뒤에 타고 내려왔다. 지금 생각하기조차 싫은 아찔한 광경이었다. 천진난만할 때라 그런지 어른보다 무서움을 덜 탔던것 같다.
나는 개구쟁이어서 여자아이들의 고무줄놀이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고 울리기도 했다. 얄궂게 고무줄을 끊기도 했다. 그 기억중에 특히 강윤영이라는 아이를 손으로 때리기도 하고, 많이 괴롭혔던 것 같다. 정말 지금 생각하면 너무 몹쓸짓을 했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그 아이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얼굴도 예쁘기도 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다시 보고 싶기도 하다.
또 우리 옆옆집에 살던 나우연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에게는 형 1명, 여동생 1명이 있었는데, 엄마 아빠는 제재소를 하다가 이사를 갔다. 아마 경기도 어느 곳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다정하게 같이 놀던 친구가 이사가니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 마치 어제 일 같이 느껴진다. 그의 엄마의 바느질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 집은 부자였지만, 검소하게 살았던 것 같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하늘아래 어디엔가 있을 그 친구가 그리운 건 왜일까. 그 밖에 같이 뛰놀았던 친구들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지내고 있을까. 모두 그립다.
우리 집에는 TV를 늦게 샀다. 흑백 TV가 없어서 동네에서 보았다.
야간비행, 연속극 여로, 수사반장, 인기가요 20, 웃으면 복이와요등 인기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곤했다. 아름다운 CM송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또 화장품 광고에 아름다운 고두심씨가 출연한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고두심씨는 얼굴도 예쁠뿐만 아니라 말소리도 곱다. 웃으면 복이와요를 보고 많이도 웃었다. 웃으면 진짜 복이 올 지도 모르겠다. 어린이에 비해 웃음이 부족한 어른들은 많이 웃어서 건강도 챙기고, 삶의 생기를 불어 넣어야 할 것 같다. 김세환씨의 토요일 밤에 노래를 들으면 어린나이였지만 신났다. 지금도 부르고 싶은 노래로 다가온다.
축구도 즐겨봤다. 우리나라와 다른나라의 경기 볼수록 흥미진진했다. 젊고 패기넘치는 차범근 선수외에 잘했던 선수가 기억이 난다. 그들은 국가대표 축구감독도 지냈고, 지금도 해설가로 활동하기도 한다.
옆집에 큰 어머니가 살고 계셨는데, 거기에서 TV를 보기도 했다. 아마 초원의 집같은 외국의 배경있는 화면을 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선진국의 아름다운 곳을 가보고 싶기도 하고,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어두운 밤에 화장실 갔다올 때는 무서웠다. 비오는 날에는 더 그러지 않았나 싶다.
그 때 귀신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뒤돌아 볼 필요 없이 막 달려왔다. 정말 많이 무서웠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옛 추억은 살아있는 한 잊혀지지 않으리.
어렵고 가난했던 그 시절의 친구들과 형들과 같이 했던 것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고, 값지지 않겠는가.
세월은 흘러도 사람은 남으리. 모두들 건강히 잘 지냈으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
누구나 사람은 옛 어린시절이 그리우리라. 코흘리게 철부지, 장난꾸러기 시절, 엄마를 자주 찾았던 시절, 그 아름다운 때를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했던 순수성을 지니며 어린이처럼 착하게 살아가면 어떨까.
2013.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