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흥미로운 기행문 쓰기
흥미로운 기행문 쓰기
우리가 쓴 수필작품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내용에 따른 분류로는 보통 정서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작품으로 개성적이고 체험적인 글과 예술성을 내포한 지적이며 철학적인 글들이다.
즉,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누고 있다.
1. 경수필(miscellany)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을 소재로 가볍게 쓴 감성적,
주관적. 개인적, 정서적 특성을 지니는 글.
2. 중수필(essay)
가벼운 소논문처럼 쓴, 지적이며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으로 표현한 글.
그 외로 제재에 따른 분류를 보면,
* 수상적 수필(장소나 시간에 따라 떠오르는 그때의 생각이나 느낌을 쓰는 글),
* 기행적 수필(여행하는 동안에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행문 형식으로 쓰는 글)
* 기록적 수필(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생각나는 대로 쓰는 글)
* 전문적 수필(교육적, 역사적, 종교적, 과학적, 철학적, 비평적 등을
개인의 취미나 조예 또는 전공에 따라 쓴 글이다. 최근에 와서 수필을 보면,
해외여행을 하면서 새롭게 보고 느낀 기행문을 많이 쓰고 있는 편이다.
2008년 문학미디어의 봄호에서도 발표된 수필을 살펴보면 모두 7편의 작품이 발표되어있는데, 일반적인 글이 4편이고 기행문이 3 편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작품은 늘 다른 문학지서도 많이 읽어오고 있지만, 문학미디어의 봄호에서도 마찬가지로 크게 감동을 받을 만한 작품을 대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이런 점에서, 평이한 작품들을 놓고 평하기보다 나름대로의 특징을 담고 있는 기행문을 살펴봄이 더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번호에는 우연하게도 기행문 쓰는 방법으로 작품 간의 비교가 되고, 글을 쓰는데 좋은 예로 삼을 만할 것 같아서 이들의 글을 함께 감상하여 보았다. 마침 작품내용도 2편은 해외관광여행이고, 1편은 국내여행의 글이다.
김학 <네 가지로 부르는 남아 공아공 국가>의 작품은 남아공 국가를 상세하게 들려주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대통령중심제 이지만 이상한 체계를 갖는다며, 입법수도는 ‘요하네스버그’이고, 행정수도는 ‘프레토리아’이며, 사법수도는 ‘케이프타운’로 되어 있다. 화자는 도시의 특징을 자세히 가이드처럼 설명을 하였다. 그 예로 보면
‘요하네스버그’는 아프리카 남단의 해발 1880미터의 고원지대로 어떤 광부가 금맥을 발견하면서 도시가 발전한 곳으로 인구는 500만이고, 국제공항이 있어 아프리카의 53개 나라로 갈려면 이곳을 꼭 거쳐야 하는 세계의 관문역할을 한다. 또한 아프리카의 흑인들의 문화유물유적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이 유명하다고 하였다.(이 외 화자가 설명한 도시는 지면의 이유로 생략함.)
196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이 되어 1994년 흑인인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었고, 남아공은 국민소득이 3천달라가 된단다. 이 나라의 공식 언어는 11가지나 되며, 국가國歌도 첫째소절은 줄루어로, 둘째소절은 세소토어, 셋째소절은 아프리칸스어, 넷째소절은 영어로 부른다고 한다.
6.25때 우리나라를 도와준 16개UN 참전국으로 조종사 38명이 참여하였다가 6명이 실종 및 전사를 했다. 우리의 우방국이자 혈맹이다. 한편 LG가전자제품을 장악하고 있고, 삼성은 고급핸드폰을 석권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도 인지도가 높다고 하였다.
사법수도이자 남아공화국 제2도시 케이프타운에 가면 금과 다야몬드를 찾는 유럽의 백인들이 좋아하는 개발 도시로 인구는 250만이 된다.
더 부언한다면, 이곳에는 대서양과 동서양의 합수(合水)하는 희망곶(Cape of good hope)이 있으며, 로번 섬에는 만델라대통령이 19년 동안 갇혀 있었던 감옥과 박물관이 있어 민권운동기록과 투쟁사를 볼 수 있다고 상세하게 들려주었다.
김재형 <남해 그 비경>은 금년에 국내의 남해로 문학기행을 다녀온 글이다. 목적지는 남해안 일원으로, 남해대교, 노량해협, 이락사, 충렬사, 창선대교, 사천대교, 다랑이마을, 암수바위, 그 외 죽방렴, 물건방파제 등, 남해의 명물들은 나그네를 유혹한다고 하였다. 짓 푸른 쪽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이, 5월의 푸른 바닷가의 남해안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풍치와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에 희열을 느끼며, 푸른 바다와 산 그림자가 하나로 되는 완상玩賞하는 기쁨을 덤으로 얻었단다.
화자의 표현이 상상만 해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저절로 만끽해 지는 기분이 든다. 남해대교를 지나 다랑이 마을로 가는 해안도로는 남해의 다양한 절경과 수려한 풍광風光을 만나게 하는 아스팔트길로 줄지어 늘어서 있는 동백나무 잎새의 기름기로 윤이나는 초여름의 녹음은 찾는 손님을 반긴다. 해풍에 밀려오는 파도는 하얀 포말泡沫로 원근에 따라 빛깔의 농담濃淡은 점점이 떠 있는 섬들과 잘 어울려 풍치를 한결 돋보이게 한다고 하였다.
45도나 됨직한 경사의 산 능선을 따라 석축石築을 쌓아 만든 논두렁이 장관이란다. 크고 작은 논들이 바다에서부터 층층이 쌓아 올린 계단의 수가 100여개 이상이라는 주민들의 말에 그들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단다. 바닷바람을 이겨내며 척박한 땅을 큰돌, 작은돌 한 개, 한 개를 쌓아 올려 삶의 터전을 일궈낸 가천마을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얼룩진 지난날의 애환을 생각하니 그들의 삶이 예사롭지 않았음을 짐작하고도 남았다하였다. 절벽을 일궈 손바닥만한 다랑이 논으로 목숨을 이어온 가천마을은 산과 바다 그리고 하늘이 하나로 절묘한 조화는 선적禪的인 달관達觀의 세계를 유람하는 듯 착각마저 느끼게도 했다.
가천 마을에도 전설이 담긴 남근석男根石 여근석女根石의 입석에 대한 무속신앙으로부터 이루어 졌을 옛사람들의 세계관과 선인들의 농경생활의 자연숭배 사상과 자연적응에 대하여도 나름대로 정감이 나게 들려주었다.
김여정 <바이킹의 후예> 작품은 노르웨이의 프로그네르 조각공원의 여행기다.
바이킹의 후예들이 살고 있는 노르웨이는 어떤 나라일까? 호기심과 기대감에 조바심하며 오슬로에 도착한 것은 8월 초순 햇볕이 눈부시던 어느 오후였다. 지구의 북반구에 위치한 악조건의 자연환경 속에서도 GNP가 7만 4천불로 높은 선진국으로 사회복지가 세계에서 가장 잘 된 나라란다. 오슬로 시내에 있는 세계최대라는 프로그네르 조각공원은 이 나라의 천재조각가 비켈란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3점의 조각군을 장식하여 놓은 비켈란이 평생을 바쳐서 만든 조각공원으로 조성하였다는 설명이다.
공원입구에 인생의 다리 100m에는 58체의 청동동상으로 어린이의 태아잉태서부터 성장 순서를 동상으로 표현한 8개의 변천과정을 형상화하여 작품으로 묘사하였음을 설명하였다.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관련된 조각품들이 펼쳐져 윤회에 대한 동양적인 사상까지도 느낄 수 있게, 중앙의 분수에는 인생의 과정을 순서대로 조각하여 놓았단다.
그중에서도 모노리텐이라 불리는 조각품의 무게 260t, 높이 17.3m의 거대한 화강암기둥에 조각된 121명의 남녀노소가 모두 하늘을 향해 서로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인간의 본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인간의 기둥인 모노리텐의 인간상을 자세히 조망해 보니, 인생살이의 욕망과 번뇌와 생존경쟁과 희노애락 생노병사의 모든 것이 화강암 기둥 하나에다 응축시켜 놓은 듯, 하다고 하였다. 인간이 태어나 세상을 영위하며 겪는 모든 고뇌의 삶이 동서의 차이가 없음을 이 작품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단다.
비켈란 공원은 그의 제자들과 함께 20여년에 걸쳐 완성하였다니 그의 열성과 예술혼을 느낄 수 있으며, 세계의 명소가 된 것도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고 하였다. 한때는 해상을 누비며 세계의 뱃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용맹스런 바이킹의 후예들이기에 앞서 예술인과 그 예술을 아끼고 이해 할 줄 알았던 심미안을 가진 민족임이 충분했다고 작가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세분의 기행문으로 작품이 서로 잘 비교된다. 작품 내용을 서로 대비 할 때, 내용에서 보듯이 듣고 보고 관찰한 내용을 그 나름대로 특색을 보이고 있다.
김학 수필가의 작품은 다분히 교과서적으로 섬세한 반면, 김재형 수필가의 작품은 치밀성은 적었지만 서정성으로 여유롭고 감칠맛 있게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그 외 김여정의 바이킹 작품은 단순히 프르그네르 공원의 조각상을 바라보며 보고 느낀 감정을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다. 세 작품 모두비교해서 읽으면 기행문을 쓰는데 독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기행문은 어떻게 쓰는 게 좋은 글이 되겠다 하는 저마다의 생각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작품마다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크게 지적할 부분은 없다. 다만 작가들의 여행기를 읽다 보면 역사성 있게 상세하게 기록하여 들려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어느 글은 너무 욕심을 내어 많은 이야기를 적고 있어 여행사가 만든 가이드의 기록문을 대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점을 감안 할 때, 많은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상세히 들려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특징 있는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되 작가의 감상을 함께 써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듯이,
기행문을 수필처럼 쓴 글,
일기처럼 쓴 글,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쓴 글,
또는 보고문 형식으로 쓰던 무관하겠지만, 내용을 견문 중심, 감상 중심, 연구 중심으로 병행함으로 우선 독자가 실제적으로 여행을 한 것처럼,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를 하여 여행지의 특색이 드러나는 문장으로 서술됨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