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행복
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 / 김항섭 옮김
내면의 정체성을 찾아
인간은 자신 안에
빛과 어둠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가 걷고 있을 때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나는 피곤
을 견디지 못해 스승에게 쉬어가자고 했다. 하루 종일 행한
자연 속에서의 명상은 나를 피곤하게 했다.
우언가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어둠이었다. 어둠이 왠지낯설기만 했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뒤덮고 있는 검은 외투 같은 어둠
을 묵상하면서 나는 흐느껴 울었다. 두려움과 공포가 서서
히 나를 뒤덮었다.
내 안에 일어나고 있는 혼돈을 알아차린 스승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자신 안에 빛과 어둠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는 이 말을 끝내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는 이와 같은
스승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다. 나는 이제 혼자였다. 내
안의 어둠은 밤의 어둠보다 훨씬 짙었다.
나는 무서움에 몸을 떨었다. 빛의 징포를 발견하지 못하
면 한 걸음도 내디딜 수 없음을 알았다. 나는 주의 깊게 주
변을 둘러보고, 또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나는 길을 잃었다.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매순간 다가오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으로 얼굴을 찌푸렸
다. 나는 답을 찾기 위해 마음을 가라앉혔다.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그 자리로 가서 나는 그가 앉
아 있었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내면으로 내려가 거룩한
자연의 힘을 받아 더욱 인간다워지는 길을 걸었다.
나는 내면에 빛과 어둠이 함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아
니, 그 이상의 것을 발견했다. 나는 스승이 들려준 말을 다
시 떠올리면서 빛과 어둠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한
형제임을 알았다.
한쪽이 다른 쪽보다 우월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
다. 하나는 선을 표현하고 다른 하나는 악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 순간 이원론을 버리고 내 영혼 안에 있는
서로 다른 것을 존중하게 되었다.
그때 갑작스런 소리에 나는 명상을 중단했다. 스승이었
다. 스승은 사라질 때처럼 갑자기 그렇게 나타났다. 모닥불
이 다시 타오르며 어둠을 밝혔다.
잠시 우리는 함께 있는 그 자리를 가득 채우는 일치감을
느꼈다.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깊고 강렬한 생명의 힘이었
다. 나는 일어나 모닥불 옆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심장 박
동이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내 영혼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
낌이 생생했다.
스승은 내게 횃불을 건넸고, 나는 스승과 함께 내면을 향
한 여정을 계속했다. 횃불의 빛을 받아 발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빛과 어둠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각 사람 안에 자리
하고 있음을 다시 떠올렸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