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아름다운 여행 39

사랑의 기쁨 2013. 8. 29. 11:07

 

아름다운 여행

                                                                                                                                                                                                               ㄱ

나는 출 퇴근할 아름다운 여행을 한다. 집을 나서 시골로 향하는 시내버스에 몸을 맡기고, 차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기분좋게 근무지로 향한다.

버스 안에서 만나는 사람도 반갑다. 아침이라서 그런지 더 밝은 모습들이다.

한 20여분정도 가서 내려서 시골길을 또 20여분 정도 걸어 들어간다. 그 때 너무 기분이 좋다. 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이 어찌 마음이 좋고 편하지 않은가. 또한 주변에 산이 비치고 넓은 땅들이 내것인 양 즐겁기도 하다. 그리고 마음도 넓어지는 기분이다. 농토길을 거니는 즐거움이 또한 내 마음을 살찌우게 만든다. 승용차를 타지 않아서 불편한 점이 있으나 괜찮다.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날마다 여행하며 나는 고운 꿈을 꾸는 것 같다.

한 때 어느 분이 승용차를 태워져 고맙기도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차를 탈 수가 없다. 나는 처음부터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고 싶었다. 남에게 신세를 지는 것은 내 마음을 많이 무겁게 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제야 제 자리를 찾아 버스를 타고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버스에서 내려서 직장가는 길을 걸어들어갈 때 남을 의식 하기도 해서 힘들었다. 걷기에는 편했지만 중간에서 누가 차를 태워준다고 할까봐 그랬다. 남들은 다 승용차를 이용하는데, 걸어가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니 말이다. 그래서 생각 끝에 다른 갈래길을 이용하니 마음 편했다.

다른 길을 이용 하기전에 어느 날에 퇴근길에 어느 분이 차를 세우며 태워 주셨다. 그리고 나는 그 선생님께 시내버스 정류장까지만 태워 달라고 부탁했는데, 우리 동네까지 태워 주셔서 너무 황송했다. 그런 분이 또 있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흔치 않는 고마운 분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오는 길에 말도 주고 받으며 소통이 잘 이루어진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지금 가는 길로 점심시간에 우체국 볼일을 보러 갔었다. 한참 무더울 때라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가기전에도 미리 지치는 기분이 들었다. 우체국 직원은 너무 친절하게 나를 맞이했다. 친절 서비스 만점이다. 시골이라서 그런지 손님이 아무도 없다. 이런 곳은 사람이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또 어느 때 시골의 농협을 들렀을 때에도 매우 친절하고, 사람들의 인심도 넉넉한 것 같아서 마음이 편했다. 이런 시골이 나는 좋다. 볼일 마치고 상점에 들러서 시원한 음료수를 1개 꺼내먹고 주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냥 가기가 아쉬워 아이스크림을 더 먹었다. 주인의 말씀대로 20분거리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건물은 커서 멀리서도 보이지만, 막상 걸으면 멀게만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어쩌랴! 살기 위해서는 이를 악물고서라도 견디어 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아직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고, 가족이 있음에 감사해야겠다. 좋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잘 지내야겠다. 길을 가다 보면 청정지역처럼 백로도 보일 때가 있다. 그러면 맑은 지역이라는 생각같이 느껴진다. 시골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라 좋기도 하다. 매일 걸으면 이 길이 정답게 느껴질 것 같고, 먼 훗날 추억으로 남게 되리라. 언제까지일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오늘도 내일도 그 길을 출퇴근할 때 오고가야 하리라. 그 길에 비록 시간은 소모될지라도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해서 기쁘고 즐겁다.

환경이 좀 불편하더라도 마음을 잘 먹으면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매일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어떤 날은 기분이 좋을 때가 있고, 어떤 날은 그렇지 않을 때가 있듯이 기분이 좋든 좋지 않든 매일 길을 걷고, 버스를 타고 해야 하리라.

마음도 잘 다스리고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며 살아가도록 하자.

 

                                                                                    201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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