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글

정신을 자유롭게 하라

사랑의 기쁨 2012. 6. 14. 14:09

찬미예수님!
 

길에서 만난 행복
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 / 김항섭 옮김

정신을 자유롭게 하라

정신이 자유로울수록 모든 사람이 위대한 우주 질서 속에서 함께 사는 형제이고 자매임을 더욱 잘 알게 된다.
그날 아침에는 장대비가 요란하게 쏟아졌다. 굵은 빗줄기 는 차가운 바람까지 몰고 왔다. 나는 이런 날씨가 오히려 순례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몹시 지쳐 있었다. 스승과 헤어진 날 밤 충분히 쉬지 못했기 때 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스승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손 을 들어 가리키더니 아무런 설명도 없이 벌떡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빗속을 걷는데도 그의 걸음걸이는 힘이 넘쳤다. 내딛는 걸음마다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정복해 나가는 것 처럼 보였다. 나는 잠시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으며 순례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스승에게 질문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걸음을 멈추었다. 지금도 기억이 선명 한데 스승은 그 자리에 명상 자세로 앉으라고 했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땅의 질퍽한 물기뿐 아니라 눈을 감고 있는 얼굴과 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얼음처럼 차 가운 빗방울이 느껴졌다. 나는 눈을 감고 거센 빗발이 내 몸을 두드리면서 연주하 는 교향악을 듣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머니 자연은 내 몸을 촉촉하게 적시면서 무언가 말을 건네오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정신을 해방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참 자아는 물론 다른 존재들과 자연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집에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묶여 있었던가? 우주 안에 현존하는 영적 힘, 이웃과 함께하는 삶의 본질을 일깨 우는 영적 힘을 얼마나 오랫동안 부인했던가? 살갗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내 몸의 연장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빗물이 마치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화해한 형제처럼 느껴졌다. 어머니 자연은 거대한 힘을 드 러내며 나를 더욱 왜소하게 만들었다. 정신이 자유로울수록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우주의 주인 이 아님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신이 자유로울 때 우리 모두는 위대한 우주 질서 속에서 함께 사 는 형제이고 자매임을 알게 된다. 비는 그치지 않았으나 어느새 빗발이 가늘어져 있었다. 나는 점차 이 경험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다시 순례를 계속 하기 위해 내면의 영적 여정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새롭게 순례를 시작할 힘이 솟 아나는 것을 느꼈다. 입가에 조용한 웃음이 번졌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아도 숲속에서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지각할 수 있었다. 스승은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여전히 앉은 채로 혼자 중얼 거리고 있었다. 나는 호기심이 생겨 그에게 다가갔다. 스승 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천천히 반복하고 있었다. 눈을 감고 입으로는 똑같은 리듬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그 가 정신을 자유롭게 놓아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스승 곁에 앉았다. 스승한테서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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