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관상생활을 맛들여
심오한 지경에 이르러보면
세상살이에 장애물이 생겨
한탄을 면하지 못한다.
모든 것을 잊고 정신을 가다듬어
진선미(眞善美)의 하느님을 사모하며
누려보다가도 분심이 일어나고
정욕이 흘러 고상한 위치에서 속세의 추한 일로
떨어지는 수가 많다.
이 세상에서는 이런 고상한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게 마련이다.
삼가 그리스도를 따르다가도
현실에 부닥치면 세속주의에 흘러가고 만다.
허영에 나부끼는 수도 있고,
세상 재물에 탐을 내는 수도 있고,
육욕에 흔들리는 수도 있다.
설령 타락까지는 하지 않아도
유혹이 심하면 싸워 가느라고
정신집중이 되지 않고,
관상도 못한다.
아마도 이것이 천연(天然)의 신세인가 한다.
현세에는 덕을 닦아 이른다는 것보다
닦으려 애씀에 그친다.
진신미를 따라가는 혼이 가다보면
앞이 캄캄해지곤 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더 침착히 일해 가며
비바람 지나가면 청명한 날씨 돌아오듯이
안정의 날도 올 것이니 기쁘게
기다릴 것이다.
기쁘게 기다릴 것이다 / 그리스도를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