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스크랩] 신앙의 신비여 - 02 성령의 축복(2) - 음주와 절제

사랑의 기쁨 2013. 4. 18. 17:42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2. 성령, 오늘도 내게 오소서

02 성령의 축복(2) - 음주와 절제
'사제가 되고 사제로 살아가는 동안 술을 먹지 않겠다.'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동기는 아버지에세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술 때문에 부친이 돌아가셨을 것이라는 기억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보좌신부 생활을 하다 보니 술을 마실 기회가 자주 있었습니다. 처음 1, 2년 동안은 그런대로 지내왔는데 3년 정도 지나 면서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고, 30대 중반에 가서는 어느새 나도 모르 게 '술 예찬혼자'가 되었습니다. "술은 좋은 것이다.", "술이 없는 메마른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나!" 하면서 술에 관한 신 - 구약성서의 많은 구절을 외우고 메모하여 심 지어 호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생활을 했다면 나 는 알코올중독자가 되었거나 나의 사제생활은 완전히 뒤틀려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던 1980년 늦가을 밤 자정쯤 나는 잠을 청하다가 '왜 내가 며칠 동안 술을 안 마셨지? 참 이상하구나!' 하는생각이 들어 침대 옆의 스 카치 한 잔을 마셨습니다. 목으로 내려가는 짜릿한 느낌이 정말 좋았 습니다. 그런데 잠을 자려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위경련이 오는 것처럼 심한 복통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기도하기 시작 했습니다. "하느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술이 사제생활에 크게 방해된다고 끊게 해주신 것을 감사하기는커녕 계속해서 마신 것 정말 죄송합니다. 성령의 궁전인 육체에 술을 마구 부어서 오염되게 한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칩니다. 그리고 앞으로 술을 끊기로 약속드립니다. 이 통증을 제 발 멈추게 해주십시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기도하다가 잠이 들어버렸는데 다음 날 깨어보 니 간밤의 고통은 씻은 듯이 사라졌습니다. 그 후로 7년간 금주했습니다. 어느 날 칵테일 바에 갔다가 진 한잔 을 마셔보니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솔향기가 입맛을 돋우었습니다. 그런데 두 잔을 마시고 나서 슬며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러다가 혹 시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세 잔째 마시니까 그 만 혀에서 거부반응이 생겼고 더 마시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 다. 그 후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작은 소주잔으로 두 잔 정도는 기분 좋게 마십니다. 그 이상은 제 몸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안 먹겠다 고 굳게 결심했다가 많이 먹게 되었고, 다시 금주했다가 적정량을 마 시는 절제된 음주 생활로 기묘하게 이끌어주시는 성령께 그저 감사드 릴 따름입니다. 술을 끊고 성서를 다시 보니 '술이 사목생활에 좋지 않다.'는 구절 이 여기저기 너무 많았습니다. "뭐 눈에는 뭐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성서도 마음가짐에 따라서 보약도 되고 동시에 독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서를 대하고, 특별히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하느님께서 좋아하지 않으시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도 참 중요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출처 : 선교사랑방
글쓴이 : 마르티노 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