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아브라함에게 주기로 한 가나안 땅은 메소포타미아와 비교해 보면 매우열악한 곳이다. 아브라함이 떠나게 된 이유는 순전히 하느님의 부르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75세에 두 번째 부르심을 받아 떠나는데, 이 때 아버지 테라의 나이는 145세였다. 선하신 하느님께서 부르심에 실패한 아브라함과 베드로를 다시금 불러주셨듯이 우리가 실패했을 때도 계속 부르신다. 우리의 응답이 완전하게 이루어지기까지 하느님은 끊임없이 우리를 불러 주신다. 두 번째 부르심이 있다는 것은 계속해서 세 번 째, 네 번째 부르심이 있음을 알려주는 희망의 표지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부족함을 회개하고, 이집트로 내려가기 전에 순례 여정을 계속 걷는 것이다. 하느님의 제단 앞에서 하느님의 이름을 찬미하면서 하느님과 함께 천막을 쳤다 거뒀다 하는 순레여정을 계속 걷는 것이다.
우리의 하느님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의 자비는 바로 어머니의 자비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 앞에서 어떤 과장도 숨김도 없이 가장 진실된 순간을 맞이한다고 한다. 그런데 특별히 믿음의 조상으로 부름 받아 하느님과 함께 살아온 아브라함이 죽음을 맞이하는 침상에서 길고도 사연 많았던 일생을 되돌아본 순간순간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하느님께서 자기를 처음 우르에서 불러주셨던 때의 첫 만남, 여러 가지로 하느님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일, 행동, 후사 때문에 하느님께 원망을 퍼부었던 자신의 무례함, 인간적 육정에 푹 빠졌을 때에도 하느님께서는 야단치시기는커녕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자상하게 헤아려 주시고, 언제나 한량없는 사랑과 자비로 순례여정을 이끌어 주신 하느님이시다.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이 세상에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삶을 살다가 하늘본향으로 돌아갈 존재들이다. 우리 삶의 다양한 자리에서 여러 모습으로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만나겠지만 죽음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마련한 처소에 들어갈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분 품에서 영원한 복락을 누리게 될 존재들이다. 이러한 희망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우리 순례 삶을 굳건한 믿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아브라함이 자신의 생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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