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중에 복사가 종을 치는데, 그 의미는?
과거에는 사제가 신자들을 등지고 미사를 드렸기에 신자들은 제대에서 진행되
는 일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1210년, 파리의 주교회의에서는 축
성후에는 성체를 높이 들어 교우들에게 보여주라고 사제들에게 지시했답니다.
그 이유는 축성된 빵의 모습으로 현존하시는 주님을 보고 경배하라는 뜻이었지
요. 이렇게 시작된 성체 거양과 경배는 그 후 급속도로 전파되어 13세기에는 성
혈이 담긴 성작 거양과 경배도 도입되었는데 이 예식은 1570년, 교황 비오 5세
의「로마 미사경본」에 비로소 예규로 정착되었다.
한편, 빵과 포도주의 성변화 후 거룩한 형상을 공경하고 신자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 종을 치기 시작하였답니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성당 구조상 기둥 등에 가
려 주례사제의 동작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를 알리기
위해 종을 치기 시작했답니다.
그런대 차츰 교우들은 경외심으로 성체를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이는 관습에 젖
어버렸답니다. 그래서 교황 비오 10세는 1907년에 성체를 보면서 토마스 사도처
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하고 고백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침묵하는 것이 바람
직합니다. 즉, 사제는 축성된 성체와 성혈을 높이 들어 교우들에게 보이고 내려놓
은 다음 허리를 깊이 숙여 절을 하며, 교우들은 아무런 경문을 외지 않고 조용히
보고 경배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례사제에게 동작을 맞추는 것
이지요, 주례사제가 축성된 빵과 포도주가 든 성작을 모두에게 보일 때 바로 머리
를 숙이지 말고 사제가 축성된 것을 제대로 놓기를 기다렸다가 사제와 함께 깊이
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편, 사제는 성혈을 축성하기 전에 성령을 청합니다. 성령의 힘으로 예물이 거
룩하게 되어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되게 해달라게 기도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제2양식에서는 사제가 손을 모아 예물위의 얹으면서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 라고 하지요. 이때 복사가 종을 치는 것은 이와같은 거룩한 순간이
다가오므로 마음을 모으도록 알리는 것입니다 (로마 미사 경본의 총지침 109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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