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초청 연주회
KBS 청주방송총국 개국 69주년을 기념해 초청 연주회가 있었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내림 나단조, 연주를 혼신의 힘을 다해 피아노를 치는 사람의 모습을 보니 정말 예술가답다. 자기가 사랑하는 음악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마치 운동선수가 열심히 땀흘려 경기하는 모습과도 같다. 모든 교향악단 구성원들이 연주를 멈추고, 피아노치는 단 한사람에게 시선이 갔다.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를 마쳤을 때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귀에익은 아름다운 음악이 많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어 즐거웠다.
Intermission시간에 몇 연주가들이 자신의 악기를 다루며 연습하였다. 악기를 소중하게 다루는 마음은 연주가에 있어서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교향악 연주를 실제로 가서 관람하는 것이 TV나 화면에서 보고 감상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직접가서 봐서 좋은느낌을 받았고, 연주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더 가지게 되어 음악을 사랑하고 맛들이는데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된 것 같다. 교향악단 연주자들이 적지않은 인원이다보니 무대가 작게만 보여져서 꽉 찬 느낌이었다. 연주자들은 악기 다루는 것이 능숙하고, 일사불란하며, 손놀림이 민첩하다. 연주자들의 악기는 작은 것에서 사람몸체만한 큰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연주하는 것을 보기에 많이 편했다. 모든 연주자들도 피아노 치는 한사람처럼, 지휘자에게 시선이 쏠렸다. 그를 바라보아야 제대로, 아름다운 화음을 내지 않을까. 순간순간 잘 판단하여 지휘하는데 잘 맞추어 소리를 내서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해야 하리라. 지휘자는 뛰어난 기량으로 단체 연주자들을 잘 이끌었다. 새처럼 가볍게 지휘하고, 강하고 약한 것을 제때에 맞추어 유연하게 잘 소화해냈고, 일치를 잘 이루었다. 드럼 두드리는 사람은 손을 바삐 움직여야 해서 힘도 들어가고 에너지가 소모될 수 있지만, 속 시원하기도 할 것 같다. 어쩌면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뭔가 사물에게 두들겨 패면 속이 풀리듯하는 기분일거다. 지휘자의 표정을 보고 싶었으나 옆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그나마 앞좌석에 앉은편이라 잘 볼 수 있었다. 지휘자는 작게 혹은 크게 제스처를 써가며 할 일을 다 해냈고,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배어있는 듯해서 편했다. 어떤 때는 웃음이 나올정도도됐다. 그가 지휘하는 것이 순진한 어린이의 장난끼 섞인 모습과도 같아서, 고개를 돌리고 할때는 가볍게 목운동하는 것 같고, 손동작을 아주 작은 폭으로 할 때는 너무 귀여운 멋이 있어 뇌리에 남는다. 또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경쾌한 음악이 조용한 가운데 연주될 때 색다르다. 그런 후, 빨리 연주되고, 나팔소리를 비롯해 여러악기가 어울어져 웅장하게 음악소리가 터져나올 때는 그게 교향악의 참 멋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를 끝내고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은 당당해 보였다. 뭔가 큰 일을 해낸 것 같은 뿌듯함이어서 자랑스럽게 보였다. 또 그들에게서 전해져오는 예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것만 같아서 취해버릴것만같다. 연주자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공부가 뒤따랐겠는가. 악기하나를 메고 다니는 젊은이들이나 사람들을 보면 그리로 시선이 쏠리기도 했는데, 결코 예능공부하기가 그리 수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다니는 성당에서도 신부님이나 교우 몇이 개인악기를 소지해서 연주할 때가 있었다. 그때 정말 멋져 보였다. 나도 저런 악기하나쯤은 다루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연주하는 것을 보고듣는 교우들은 즐거워했다. 또 성경공부 지도를 해주셨던 신부님도 나팔을 잘분다. 이렇게 악기를 잘 사용하면 신앙생활에도, 일상생활에도 도움을 가져올 것이다. 교향악단들도 무대에 서는 영광을 누리며 기쁜생활하고, 관객들을 위해, 또 자기자신을 위해 연주하며 보람을 얻고 살 것이다.
KBS교향악단은 1956년 12월 20일 창단연주회를 가진 이래, 지금까지 수준 높은 연주회를 통해 우리나라 교향악단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다. 2012년 9월, KBS교향악단은 전문예술경영체제를 갖춘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여,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도약하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예술의 무대를 가까이 할 수 있는 뜻있는 시간이 되어 연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아 기쁘다.
2014. 6. 29.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필 조언 (0) | 2014.07.14 |
---|---|
천안에서 전철을 타다 93 (0) | 2014.07.06 |
국립청주박물관 91 (0) | 2014.06.23 |
독립기념관에서 (수정) (0) | 2014.06.19 |
내 휴대폰 90 (0) | 2014.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