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글

그리스도론, 하느님 아드님의 드라마!

사랑의 기쁨 2012. 11. 11. 20:36

가라지의 비유

잔디를 가꿀 경우, 한여름이면 잔디 사이로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 때문에 골치 아파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잡초를 뽑다 보면 옆에 있는 애꿎은 잔디마저 뽑혀 나가는 경우도 있어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닙니다. 더욱이 잡초는 아무리 뽑아도 완전히 사라지는 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잠시라도 돌보지 않으면 어찌나 빨리 자라나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그대로 방치해 두면, 잔디밭 전체가 잡초 밭으로 변해 버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한여름 잔디밭에 자라는 잡초들을 떠올려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라지의 비유’를 보다 쉽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내 마음 안에 좋은 씨가 뿌려져 있다면 나는 세상의 선하고 좋은 것들에 마음을 두게 될 것이고, 만일 내 마음 안에 가라지가 많이 자라나고 있다면 나는 세상의 가라지들을 먼저 보고 거기에 마음을 쓰게 될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세상 안에서 가라지가 계속 자라나게 될 때, 인류의 미래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사목헌장]37항은 그 위험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실제로 가치 질서가 뒤집히고 선과 악이 뒤섞여 사람들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오로지 자기 것만을 헤아리고 남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세상은 이미 참된 형제애의 자리가 되지 못하고, 인류의 증대된 힘은 벌써 인류 자체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한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악의 세력은 악한 씨를 뿌려 가라지가 자라나게 합니다. 만일 하나둘씩 자라나는 가라지가 방치되어 한여름 잔디밭의 잡초처럼 은밀히 커 나간다면, 언젠가 그 신앙 공동체는 심각한 상처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불행히도 이러한 일은 우리 주변에서 가끔씩 일어 나기도 합니다. 신앙의 이름으로 혹은 교회의 이름으로 외적인 행사를 아무리 멋들어지고 성대하게 거행한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갈등과 미움, 이해관계에서 비롯한 다툼과 충돌, 그리고 분열과 불목이 생긴다면, 이는 악의 세력이 뿌린 가라지가 그 공동체 속에서 빠르게 자라나고 있다는 적신호(赤信號)로 받아 들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 종말이 오면 가라지를 모두 거두어 불태우실 것이며 세상의 모든 악행과 불의를 심판하여 단죄하시리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13,40-42참조).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참으로 온 세상에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아모 5,24)하실 것이며, 당신의 평화를 온 우주에 충만히 실현하실 것이라는 희망을 되새겨 봅니다.


                       - 하느님 나라의 성장편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