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달이 지나갔습니다.
당신은 제게 평화를 주셨고, 저는 모든 것에 대하여 알아가기 시작
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당신이 저를 게쎄마니 수도원으로 부르신 것은 제가 저 자신을 인식
할 수 있고 저 자신을 어떤 범주에 소속시킬 수 있는 꼬리표를 달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제가 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을 원치
않으시고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원하십니다.
아니, 차라리 당신은 제가 다른 어느 것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조차
도 원치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저를 사고의 영역 너머로 들어올리고자 하시기 때
문입니다.
만약 제가 줄곧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어디에 존재하는지, 왜 존재
하는지를 이해하려고 애쓴다면, 어떻게 제가 사고의 영역 너머로 들
어올려질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일을 그다지 극적인 사건이라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은 제게 모든 것을 요구하셨고, 저는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는 더 이상 당신과 저 사이에 거리가 있음
을 암시하는 어떤 것도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뒤로 물러서서 저와 당신에 대해서 마치 저에게서 당신께로 무
언가가 전달된 것처럼 생각한다면, 저는 어쩔 수없이 우리 사이의
간격을 보게 되고, 우리 사이의 거리를 되새기게 될 것입니다.
- 침묵 속에 만남. 기도 /토머스 머튼. 장은명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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