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저를 죽이는 것은 바로 그 간격과 그 거리입니다. 그것이 제가 고독
을 열망하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온갖 피조물들을 의식하지 않고,
그 피조물들과 그것들에 대한 지식에 무관심해지기를 열망하는 유
일한 이유입니다.
왜냐하면 그 피조물들은 당신과 저 사이의 거리를 제게 상기시켜 주
기 때문입니다.
피조물들은 제게 당신에 대해서 어떤 말을, 곧 당신은 비록 피조물
들 안에 계실 때조차도 그것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계신다는 점을 말
해 줍니다.
당신이 그것들을 만드셨고, 당신의 현존이 그것들의 존재를 지탱해
주지만, 그것들은 제게서 당신을 감추어 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들로부터 벗어나 혼자 살렵니다.
오, 복된 고독이여! O beata solitudo!
저는 피조물들을 떠남으로써만 당신께 갈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
리고 그 때문에 당신이 제게 피조물들 사이에 남아 있도록 조처하시
는 듯이 보였을 때 저는 그처럼 불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저의 슬픔은 끝나고 기쁨이 시작되려 합니다. 그것은 가장 슬
픈 가운데서 기꺼워하는 기쁨입니다.
이에 저는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이 저를 가르쳐 주셨고 위로
해 주셨기에 저는 이제 다시 희망을 가지고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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