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자전거 탈 때에는 너무 편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걷다가 타니까 그렇다.
아침의 싱그런 햇살과 나뭇잎을 보면서 페달을 밟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여느때는 학생들이 많이 등교하는 시간과 겹치게 되어 사람을 피하려면 곤혹스럽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니 그 정도로 짜증낼 수는 없지 않은가.
예전에는 무심천 둑방길을 세차게 달려 시내에 있는 영동까지 출퇴근을 했던 때가 있었다. 힘이 들었다. 하지만, 달리는 기분이 괜찮았다.
그 때 자전거는 중고품이라서 둑방길을 한 참 달리다가 체인이 벗겨지는 바람에 멈춰서 작대기를 찾아 손에 기름을 묻혀가며 복구하고 타고 다녔다.
이웃에 사시는 경찰공무원이 준 자전거라 그의 정성을 생각해서 버리기에 아까와서 타게 된 것 같다. 그런대로 쓸 만해서 내 아들도 타고 다니기도 했다.
지금타고 있는 자전거는 새 것이라서 타고 다니는데 편리하다.
새것이라서 그런지 달리는 기분은 좋다. 남부럽지 않은 나만의 아름다운 자가용이다. 바퀴도 튼튼하고 정지할 수 있는 기능도 잘 되어서 성능이 좋다. 급하게 달려서 정지할 때도 편리하지만, 갑자기 차가 옆길에서 불쑥 나올 때라든지, 사람이 뛰어든다든지 할 때는 당황이 된다. 비록 자전거라 할지라도 오토바이에 비해 안전하다고 할 수 있지만, 차 처럼 천천히 달리면 안전하지만, 빨리 달리면 위험할 때가 있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간신히 빠져 나갈 때는 아슬아슬해서 주위를 해야겠다. 언제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어떤 사람과 부딪혀서 괜찮느냐고 하면서 사과하고 약국에서 파스를 사 드리고 달랬다. 사람과 같이 지나는 녹색 신호등에서도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자전거가 꼽살이껴서 지나니 꼴불견이 아닐 수 없어서 미안한 마음이다.
자전거를 공휴일에 타고 달려보니 길이 시원하게 뚤려서 빠르게 달리게 되었다.
평일에는 학생들 등교때는 거북이 걸음처럼 느릿할 때가 있었다.
도서관이 쉬는 날에 그 앞을 지나가니 마치 사람이 하나도 살지 않는 무인도 같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쉬는 날이라 개방을 하지 않아서 쓸쓸함과 허무함이 앞섰다. 역시나 도서관은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책이있는 집다운 맛으로 어울리지 않을는지.
아침에 자전거 타는 맛은 솔솔 부는 가을 바람이어서 선선하다. 그래서 기분 만점이다.
아침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무상으로 듬뿍 누릴 수가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조심하세요. 저기가는 저사람 조심하세요 우물쭈물하다가는 큰일납니다. 라는 노랫말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따르릉, 따르릉 소리를 내며 갈 때가 있다. 비키라는 억압이다.
그래서 군림하는 자 같이 힘이 세다.
지금은 차가 너무 흔하다 못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돈 있는 사람처럼 생각될 때가 있었다. 자전거는 승용차에 밀려났지만, 아직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다.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타면 씽씽 잘 달리게 된다. 자전거는 정겨운 서민의 승용차다.
어린아이는 세발 자전거를 탔다. 때때로 두 발 자전거에 보조바퀴까지 있는 것을 타고 다니기도 했다. 집배원이 자전거를 타고 산골까지 가서 편지를 전해주던 때를 생각하면,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남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 사람들이 자전거를 혼자타고 가기가 멋쩍어 뒤에 누군가를 태우고 가는 멋은 어떤가. 천천히 슬근슬근 박을 톱질하듯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가는 모습, 생각만해도 운치가 있지 않을까. 이게 자전거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닐는지.
자전거는 누군가에 의해 편리하게 만들어져서 나는 오늘도 자전거를 탄다.
2013.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