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의 야구장
오늘은 야구장에서 시합이 있는 날인가 보다. 아침에 출근하니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마치 군대에서 구보할 때 들리는 소리처럼 들린다.
야구장을 가보니 고등학교 야구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이름있는 전국대회가 아닌 친선 경기같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기를 승패를 기록해 두었다가 전국대회에 반영되는 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주심이라든가 심판관도 함께할 때가 있다.
직장내에 설치된 야구장은 거액을 들여서 잘 지어졌다. 전광판과 대형조명등도 설치돼 있고, 녹색물결로 잘 입혀진 잔디가 사람들의 눈을 보기 좋게끔 한다. 흑색 배경에 녹색과 빨강과 주황색이 어울어져 점수에 관한 기록을 선명하게 하고 있다. 그라운드에는 빨강 파랑 검정 흰색의 알록달독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물결로 들어차 있어 보기에 아름답다. 이렇게 야구장이 직장내에 마련돼 있어서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마음이 즐겁다. 야구장이 생긴 지 몇 년이 됐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전국 각지에서 고등학교 뿐 아니라 중학교 야구선수들까지도 찾아와 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머지않아 야구시즌이 돌아온다. 선수들은 그것에 대비해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연습해 모교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안간 힘을 쓸 것이다. 연습하는 광경을 본 나는 힘이 나고 즐겁다. 한 사람이 야구공을 하나씩 기계에 넣으면 그것이 날아가 타자 앞으로 간다. 그것을 타자가 치고 또 치며 연습에 연습을 다한다. 참 편리하게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해 보게되고 편리해진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경기때 투수가 던지는 공에 비해 속도가 느리지만, 연습하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꾸준히 노력하면 한 만큼 결실을 가져 올 것이다. 녹색 그라운드에 연습해서 뿌려진 공들이 많다. 그걸 일일이 주우려면 고생이 되겠다.
경기가 끝나고 나면 전광판은 불빛이 꺼지고 사람들이 흩어진 곳에 또다시 조용한 적막감이 온다. 마치 언제 사람들이 있었냐는 둥 너무 조용하다. 이런 조용한 곳이 결코 나쁘지 않다. 사람이 없는 야구장을 보며 학생들을 머릿속에 그릴때가 있다. 아니 자연적으로 그들이 떠오른다고나 할까?
운동하는 학생들이 있을 때는 마음이 끌려 좋고, 없을 때는 외롭고 허전한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아무래도 많은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다가 그들이 없는 조용한 곳에 와서 일께다. 그리고 사람 수가 적은 낯선 시골에 위치한 곳에 있다보니 심심하기도 하고 그들을 잊지 못해서 일 것 같다. 운동선수가 단 1명도 없는 그라운드에서 야구 시합하는 것과 연습하는 것을 떠올려 본다. 와 너무 좋다. 사람이 생각할 수 있다는 놀라운 힘에 감사한다. 다른 동물은 생각할 수 없으니 사람은 존귀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사람은 때에 따라 홀로있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 모두 필요하다. 어떤 것이 더 낫다 아니다가 없다. 조절을 잘 해서 자기 스스로가 개척해 나갈 뿐이다.
오후에 점심을 먹은 후 야구장에 가보니 안산공고와 청주고의 경기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순간, 다음 경기를 앞둔 세광고와 전주고교의 선수들이 몸을 풀며 체조하고, 관광차에서 내리기도 했다. 이렇게 학생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즐겁고 기쁘다. 맘껏 아름다운 그라운드에서 유감없이 실력발휘하며 신나게 뛰기를 바라겠다.
기성시대인 내 또래 사람들은 학창시절로 되돌아가 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을 것이고, 그들이 무척 부럽기도 하겠다.
조용한 분위기인 직장에 활기가 도는 것 같다. 선수를 뒷바라지하는 부모들도 함께 해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곤한다. 자식의 특기를 잘 살려 대성하기를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일지 모르겠다. 그들은 단체에서 합숙훈련하며 지내며 피땀흘려 연습하는 자식을 생각하곤 노심초사 그들 생각을 많이 할 것 같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의 마음은 바다와 같이 한량없이 넓다.
한 명의 자식을 훌륭하게 하기 위한 부모님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 이어지리라 생각되며, 운동선수와 관계자들의 열정도 계속되리라 생각되어 진다.
2014.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