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TV 에세이 (좋은생각) 를 보고 ... 89

사랑의 기쁨 2014. 6. 3. 11:34

TV 에세이 (좋은생각)

 

주부대학에 가기까지 - 원작 : 윤옥주

 

어느날, 읍내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주부대학을 알게 되었다.

그날 저녁 남편과 식탁에서 ‘젊고 배움이 있다면, 나도 주부대학을 갈 수 있겠지’! 하고 말하니 남편이 그 소리를 듣고 자기가 알아봐 준다고 했다.

그런 후 남편의 도움으로 주부대학에 입학했다.

어느 날, 젊은 여성이 낭독하는 것을 보고 서글퍼져 속상한 마음에 저녁을 걸렀다. 남편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냐고 물었다. 남편의 그 물음을 피해 건너방으로 가니 뒤따라 들어와 누가 늙었다고 오지 마래. 하고 물었다. 남편의 말에 주책없이 눈물이 나왔다. 그러자 남편은 다정한 목소리로 우리 모두 당신을 사랑하는데 그깟 주부대학에 안가면 어때. 건강하게 살면서 가정대학에 충실하면 되잖아! 하며 다독여 주었다. 그러고는 아내가 잔뜩 주눅이 든 채 낮에 글을 낭독한 여자 이야기를 꺼내자 원고 쓰는데는 학력이 필요없다고 나를 위로했다. 이튿날 남편은 입학 선물이라며 원고지 5권을 사들고 들어왔다. 그 많은 원고지를 언제 다 쓸것이며 어떤 내용으로 채울 것인가? 영 자신이 없었지만 남편은 우선 아는 이에게 안부편지라도 써 보라며 용기를 주었다. 가슴속에 웬지 모를 뿌둣함이 차 올랐다.

 

 

 

자장면과 삼겹살 - 원작 : 최정민

 

우리집은 6년전부터 국가 보조금에 의지해 살아왔다. 이런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 내가 무사히 대학까지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절약하며 살아오신 부모님의 덕분이다.

아버지는 한달마다 학교에 들러 용돈을 주셨다. 언젠가는 점심시간에 아버지를 모시고 구내식당에 갔는데, 아버지는 거기서 가장 값이 싼 700원짜리 자장면을 시켰다. 먹성좋은 친구들도 맛없다고 남긴 자장면을 값도 싸고 맛있구나! 라며 그릇을 싹싹 비우는 아버지의 모습에 나는 내심 많이 놀랐다. 아버지는 차비 아깝다며 집에 자주 오라는 말씀도 안하셨다.

얼마전에 졸업식이 끝나고 식구들과 삼겹살집으로 갔다. 아버지는 몹시 주저하며 삼겹살집에 발을 들여 놓으셨다. 엄마는 ‘ 아버지가 삼겹살 드시는 것 처음일거다.’라고 하셨다. 아버지는 돈이 없어 초등학교도 못나오고 배 곯는 날이 허다했다던 그에게 자장면과 삼겹살은 사치스런 음식이었던 것이다.

엄마는 아버지에게 잘 해야 한다고 하셨다. 대학졸업하고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나, 오늘도 부모님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어본다. 반드시 취직해서 부모님 호강시켜드리겠다고 …

 

구멍 뚫린 어머니의 신발 - 원작 : 김선옥

 

어느 해 6월이었다. 남들 다 가는 수학여행을 가지 못한 것도 억울한데, 들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가혹한 벌처럼 느껴졌다. 투정부리고 하루종일 어머니께 짜증을 냈다. 그렇게 사흘동안 일하고 나흘째 되는 날, ‘신이나 한 켤레 사 신어라.’ 하고 어머니께서 꼬깃꼬깃 접힌 2만원을 내게 쥐어주셨다.

다음날 학교 갔다오는길에 빨간 운동화를 사 신었다. 대문을 들어서는데 마당 저편에서 무언가를 잘라내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는 못쓰게 된 장판조각에 발을 대고 발 크기만큼 오렸다. 그 옆 축담에는 닳고 닳아 밑창이 뻥 뚫린 허름한 신발 한 켤레가 덩그러이 놓여 있었다. 갑자기 새 신을 감추고 싶었다.

나는 왜 어머님의 마음을 몰랐을까. 다음에 어버이날, 1년동안 모은 돈으로 어머니께 하얀 구두를 선물했다. 하얀 구두보다 더 맑고 밝게 웃으시는 어머니를 보며 내 마음은 그제서야 더 편해질 수 있었다.

 

 

가난한 시절의 행복 - 원작 : 권인택

 

나의 어린 시절은 누구의 생일이나 특별한 손님이 오시는 날이나 명절이 아니면 고기 구경 하기 어려울 만큼 어려웠다. 우리 마을은 아침과 오후 하루 2번만 버스가 들어왔다. 학교는 마을에서 꼬불꼬불한 신작로를 따라 10리도 넘는 곳에 있었다. 동생과 나는 매일 아침 어머니가 준비해 두었다가 하나 둘 헤아려 주는 차비를 가지고 등하교를 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동생은 나보다 1시간 먼저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귀가 시간도 나보다 1시간 정도 늦었다. 어느날 체육대회 연습으로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는데 무슨 냄새가 났다. 밥상 한 가운데 김이 모락모락나는 돼지볶음이 있었다. 동생이 사왔다고 했다. ‘얼마나 고기가 먹고 싶었으면 차비를 아껴서 사왔겠냐.’하고 엄마가 말했다. 동생은 식구들과 함께 고기를 먹는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 먼길을 혼자 걸어 다녔던 것이다.

 

‘가난 한 시절의 행복’ 오디오를 들으려고 신청했는데, CD는 돌아가지만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제목을 빌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하면서 도서관 직원이 컴퓨터에 연결해 주어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나는 화면을 보면서 청취 할 수 있게 되어 배려를 해 준 직원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약 5분정도의 글을 여러개 모아놓은 TV 에세이 (좋은생각)이다. 그중에 마음에 닿은 것을 옮겨 적었다. 비록 짧은 내용의 글이지만, 내 마음에 쏙 닿는 감동을 받아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삶에 지탱이 될 좋은 글이라는 생각을 한다. 완고한 마음을 녹이게끔 해주고 부족한 사랑을 키울 수 있는 훌륭한 글에 감사한다. 글을 보고 정말 절약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역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넉넉하게 살지 못했지만, 살면서 설령, 여유있게 되더라도 쓸데없이 낭비하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4.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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